2021. 3. 19. 15:51ㆍ캐나다워홀
홈스테이로 워홀생활을 시작한 나는 친구를 사귀기위해 밋업어플을 이용했다
밋업은 한국에도 모임이 있지만 한번도 참여한적은 없어서 굉장히 떨렸다
당시 나는 미드에서 볼 수 있는 핵인싸친구를 만들고 싶었고 아직 열정이 뿜뿜할 시기라서 용기를 내 참석하게됐다
왠지 그런 친구를 만나면 나도 인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있었달까
첫 번째로 참석한 밋업은 포토그래피 모임이었다
집 바로 근처에 있는 공원에서 한다길래 가깝기도하니 한번 가보자 하는 가벼운 생각으로 참석했는데 웬걸 진짜 전문적인 사진러버들이 모이는 모임이었다
서로 사진도 찍어주고 어떻게하면 사진을 잘 찍는지 얘기도 나누고 그럴 줄 알았는데 다들 이미 잘 아는 사람들이라 그랬던건지 참석인원이 모이자마자 각자 흩어져 약 2시간가량 공원을 돌아다니며 구석구석 사진을 찍었다
비록 핸드폰카메라였지만 나도 열심히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고 굉장히 만족스러운 사진들을 많이 찍을 수 있었다
시간이 다 지난 후에는 다같이 모여 잠깐 얘기를 나눴는데 어떤 한 사람이 나한테 핸드폰만 가져온거냐고 물어봤다
나는 별생각없이 멋쩍게 웃으며 맞다고 했는데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요즘은 핸드폰 카메라가 성능이 아주 좋다고 본인들도 핸드폰이 간편해서 핸드폰으로 자주 찍는다며 나를 위로해줬다
그리고 그 질문을 했던 분은 되려 자기도 핸드폰 카메라 좋은거 안다고 그냥 물어봤던거라고 당황해하셨다 ㅎㅎ;
비록 친목을 쌓는 모임은 아니었지만 다들 너무 친절했고 혼자 왔으면 10분만에 대충 쓱 둘러보고 말았을 공간이었는데 덕분에 구석구석 구경하면서 멋진 사진도 남길 수 있어서 좋았다
보통 모임들이 꾸준히 매주 진행되는것들이 많았고 이 모임도 매주 진행되는 것 같아 그 다음주에도 참석하려고 봤더니 위치가 차 없이는 못 거리라서 안갔다
못갔다고 해야하나..? 빅토리아는 작은도시인데도 불구하고 차가 없으면 굉장히 불편했다
버스로 1시간이상 거리를 차로 가면 10분만에 갈 수 있는 정도랄까 ㅎㅎ
그래서 한국에 돌아오면 꼭 운전면허를 따겠노라 다짐했었는데 막상 한국에 오니 한국은 차없이도 너무 편한 것...
그 후로는 일하게되면서 아예 갈 생각을 못했었는데 나중에 보니 모임설명란에 핸드폰만 있어도 참석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추가되어있었다
혹시 나를 저격..?
두 번째 밋업모임은 제대로 찾아갔다
ESL 이라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이 모여 대화하는 모임이었고 심지어 동네에 있는 카페라서 거리도 매우 가까웠다!
하지만 앉아서 대화하기엔 날씨가 너무 좋았다
참석예정인원은 5명이었었는데 실제 참석인원은 3명이었다
심지어 주최자도 오지 않았다
늦을까봐 일찍 갔는데 아무도 없었고 카운터에 밋업모임에 대해 물어보니 그냥 뒤쪽 의자에 앉으면 된다길래 앉아서 카페 내부 구경을 했다
조금 지나니 나처럼 어색해하며 두리번거리는 일본인 친구가 들어왔다
물어보니 밋업모임을 위해 온 게 맞았고 그 친구도 처음 참석한거라 서로 어찌해야하나 당황하던 찰나에 새로운 친구가 왔다
그 친구는 캐나다인이고 한국에 간 적이 있는데 그 당시 한국인들이 친절하게 도와줬던게 생각이 나서 자신도 다른 사람들을 돕기 위해 매주 이 모임에 참석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주최자는 못온다고 했고 다른 한 명도 아마 참석안하는 것 같다고 했다
원래 이렇냐고 물었더니 그렇지않다고 그 날 날씨가 너무 좋아서 다들 야외활동을 하러 간 것 같다고 했다
그래도 기존에 계속 모임에 참석하던 친구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 친구가 대부분 대화를 이끌어 주어 진행이 가능했다
내가 참석했던 6월부터 9월까지 날씨가 정말 너무 좋긴 하다
햇빛이 쨍쨍한 여름이지만 건조한 기후라 그늘에 들어가면 쌀쌀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
그래서 이 기간에 관광객들도 많이 방문하고 그렇다보니 일자리도 좀 더 쉽게 구할 수 있다
혹시 밋업모임에 참석하게 된다면 해당 기간에는 야외활동을 하는 모임에 참석하고 이런 실내모임은 10월정도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쉐어하우스에 살면서 만났던 룸메이트도 10월쯤 ESL모임에 참석했었는데 그때는 평균 10명이상이 모였다고 한다
세 번째로 참석한 밋업은 보드게임모임이다
일을 시작하게되면서 주말에 있는 밋업은 참석할 수 없었고 평일엔 모임이 많지 않아 참석할 수 있는 모임이 별로 없었다
그 중 보드게임은 매주 목요일 저녁에 정기적으로 모임이 있었는데 항상 풀로 신청되어있어서 가볼 엄두를 못냈었다
근데 어느 날 수요일 저녁에 새로운 보드게임 밋업이 열렸고 마침 그 날은 오전근무를 하는 날이라 바로 신청하고 참석하게 됐다
빅토리아 있던 보드게임카페는 음료, 음식도 같이 팔았지만 필수요소는 아니었고 입장료같은 느낌으로 야간타임에는 5달러만 내면 무제한 사용가능 했다
그리고 오전에 가면 3달러정도의 더 저렴한 금액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보드게임 종류는 굉장히 많은데 문제는 다 영어로 된 설명서밖에 없다..
영어실력이 별로인 나는 친구와 할리갈리 같은 단순 게임만 찾아서 했던 기억이 난다
보드게임 좋아해서 한국에서 꽤 여러가지 해봤었는데 그 날은 완전 처음 보는 보드게임을 하게됐다
새가 주인공인 게임이었는데 새니까 날아가기도 하고 새한테 먹이도 주고 알도 낳고 하는 다양한 룰이 있는 게임이었다
그리고 나는 당연하게? 게임설명을 거의 다 못알아들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주최자 빼고 다 모르는 게임이라 다른 사람들도 어렵다며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또 다행인 것은 내가 엄청 얼타고 있었더니 주최자가 안되겠다싶었는지 같이 팀을 하자고 해서 주최자와 팀을 하게 됐다
주최자는 혼자 게임을 진행하지않고 항상 나한테 뭘 하고 싶은지 어떻게 하고 싶은지 물어보면서 배려해줘서 고마웠다
하지만 나는 계속 게임을 이해하지못해서 뭘 해야할지, 또 영어로는 어떻게 말해야할지도 모르겠어서 멘붕의 연속이었다
결과는 주최자&나 가 이겼다
주최자만 아는 게임이니까 당연한 결과인가
게임룰은 마지막까지 제대로 이해하지못했지만 저렴한 비용으로 보드게임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아 나만 처음 참석한거고 다들 서로 잘 아는사이같았다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을 봤다느니 어디는 잘 다녀왔냐느니 하는 대화를 한 것 보면..
나도 다음엔 적극적으로 sns 물어보고 말도 많이 해서 친해져야겠다! 고 다짐했지만 그후로 참석할 기회가 없었다
경쟁률도 너무 치열하고 주로 마감근무가 많았어서 시간이 안 맞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참석한 밋업은 벌룬댄스모임이다
이것도 평일 저녁에 진행된 밋업인데 가는 길에 마술쇼를 하고있어서 구경하다가 늦게 도착했더니 이미 시작해서 스텝연습을 하고있었다
그냥 뒤에 가서 따라해볼까 했지만 용기가 없어서 뒤에 앉아 구경만 했다 그래서 사실 참석했다고 하긴 어렵지만..
조금 있으니 스텝연습이 끝나고 파트너끼리 짝을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다 다들 같이온건지 각자 파트너를 찾아갔다
그리고 어떤 분은 스텝연습이 끝나고 짝을 찾지 못해 나처럼 밖으로 나와 앉아서 구경하셨다
괜히 내가 다 맴찢..
근데 내가 참석한 모임엔 거의 대부분 나이 많은 분들이었다
젊은이들은 술집에서 친구를 사귀려나?
결과적으로 나는 외국인친구를 사귀지 못했다
아무래도 내 성격탓이 큰 것 같다
친구라는 기준도 애매모호하지만 나는 자신감이 너무 부족했다
혹시나 나를 무시할까봐, 이상하게 볼까봐 못알아듣는걸 숨기기위해 대화를 피했고 영어에 자신이 없어 말을 걸지못했다
영어실력이 늘 수 있는 가장 큰 방법은 자신감이랬는데 원체 소심한 성격도 한 몫 했던 것 같다
나중엔 외국인친구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외국인이라고 크게 다른 것도 아니고 말 잘 통하는 한국인이랑 노는게 제일 재밌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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